축구 문화로 본 세계인
신사의 나라 영국
2006년 10월 2일. 축구를 좋아하는 나는 같이 공부하러 온 Westham매니아 BK와 축구 관람을 간다. 두번째로 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그 경기는 다름아닌 한국인 설기현이 뛰는 경기였다.
아침 일찍 웨스트햄 구장 주위는 시끌시끌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축구장 주위는 공원이나 오락시설로 둘러싸여있다. 그렇지만 잉글랜드는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경기장은 사는 집들 옆에 있거나 강가에 있거나 시장 속에 있거나 그렇다. 웨스트햄 경기장 경우에는 시장 속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리미어 리그 는 1부리그로 총 20개 정도의 팀이 리그를 이루고 있다. 그 중에 레딩은 100년만에 1부리그로 올라왔고, 그 중 설기현이 주축이 되어있다.웨스트햄 역시 꾸준히 1부리그에 있는 강팀이다. Sun지나 다른 축구 신문들에도 설기현에 관심은 대단했다.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눈에 띄는 것이 말을 탄 경찰들이다. 경찰들은 말을 타고서 관중들을 호위하는데 그 이유는 사람이 함부로 난동을 부릴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역시 하위권 팀들의 경기이기는 했지만 약 3만석 가량되는 웨스트햄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특이한 점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는 경기장에 절대 응원도구를 허용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응원이라 함은 선수들의 유니폼을 입고 두건 정도 하는 것이 전부다. 경기 중 응원은 자신들의 팀들의 노래를 부르고 박수 치고 욕하는 것이 전부다.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참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신사의 나라라고 그러는가 보다.
이 날의 경기는 전반 2분만에 설기현의 골로 원정팀 레딩이 승리한 경기였다. 역시나 원정팀의 승리에 화가난 나머지 홈팀 관중들은 죄다 설기현에 대하여 우~ 하면서 야유를 부렸다. 그 많은 사람 속에서 조용히 난 앉아 있었다. ^^
잉글랜드는 완전히 축구의 나라이다. 아주 작은 꼬마 부터 아주 늙은 할머니까지도 자신의 동네의 팀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우리나라의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가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영국의 축구열기에는 비하기 힘들 듯하다. 각 동네마다 리그를 거쳐서 잘하는 제일 잘하는 20개 팀이 1부리그에서 겨루기 때문에 상당히 자신들의 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그렇고, 첼시, 이런 유명한 팀도 오래전의 이런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사람들의 인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자부심들은 각 구장을 투어하게 되면 더 강하게 와 닿는다. 스코틀랜드의 강팀 셀틱 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캐슬 등등 돌아 보면서 자신들의 팀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한 것을 느꼈다. 이들은 이렇게 축구에서 자신의 프라이드를 가지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하는 어떤 일이던지 이런 프라이드를 가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하였다.
이렇게 축구로 본 영국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신사적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경기 중에는 뛰는 선수들도 빠른 스피드에서 열정적으로 뛰지만 그에 대한 관중도 하나같이 호흡하게 된다. 그렇지만 끝나면 깨끗하게 승패를 인정하고 그 이상으로 때로는 화를 내기도 하고 울기도 하지만 뒤는 깨끗하다라고 말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열정의 스페인.
2007년 1월 마드리드.
여행 중에 스페인 프리메가 리그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전날 밤 기차를 타고 와서 헤롱 거리기는 했지만 아틸레티코 마드리드와 하위팀의 경기였다. 오전에 레알 마드리드 경기장 투어를 했지만 여기에는 그냥 알아서 보는 것이 전부이다. 별도의 설명이던지 그런게 없다. 그리고 안내도 시큰둥하다. 영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투어 가이드가 하나하나 다 설명을 해 주는데 여기서는 그렇지 않았다.
아틸레티코 마드리드는 우리나라의 기아가 스폰서를 맡고 있는 팀으로 당시 토레스가 뛰던 팀이었다. 유럽이라 그런지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경기를 보러 경기장으로 왔다. 여기 경기장은 주변 많은 펍들과 장사꾼들이 있는 것이 잉글랜드 그 문화들과 틀렸다. 그리고 경기전 부터 각종 응원도구 소리들은 열기를 복돋아 주었다.
경기 시작전의 사람들의 모습은 영국이나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설레게 하는 모습이었다. 경기가 시작 한 후 부터는 여기도 역시나 응원이 시작 되었다. 이 날 경기는 0대0으로 끝나서 관중들이 실망한 기색이 많았다.
스페인은 영국 보다는 열정적이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다. 그들의 응원 문화는 마치 우리나라와 같다. 갖가지 응원도구가 경기를 하게 되면 등장하게 된다. 오죽하면 경기중에 터트린 폭죽 때문에 경기가 중단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들 역시 유럽인지라 축구를 생활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그렇지만 영국인들과는 확연히 틀리다. 겉으로는 잉글랜드보다 응원도 화려하고 그렇지만 응원이라는 게 통일 되지 않고 개개인들이 각자 응원하는 형태로 산만한 느낌이었다. 이 때 경기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페인은 사람들의 개성이 참 중요시 생각되고 독특한 나라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축구로 보는 스페인을 한마디로 말하면 개성이 강하다고 말하고 싶다. 실제로 축구 경기에서 봐서도 스페인의 경우에는 팀웍도 중요하지만 개인 능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면에서 봐도 응원문화가 그대로 나타나는 듯하다.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느끼기는 했지만 사람들이 참으로 열정적이다는 것을 느꼈다. 길을 물어도 모르는 영어를 다 받아주면서 인포메이션까지 가르쳐 주는 면들은 사람을 대할 때에는 참 진심으로 대하는 것 같았다. (소매치기가 많다는 것 빼고는..^^;) 살아보지 못하여 많은 것을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개개인의 열정을 조직적으로 만드는 것이 부족한 것 같았다. 아니, 그들은 그것들을 거부하는 것인 줄도 모른다. 그것이 그들이 문화 이다.
아시아 축구의 중심 한국
2006년 5월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독일 월드컵이 개막하기 보름전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는 한국과 가나의 평가전이 열렸다. 이날 경기를 보러 오기 위해서 한국에서 붉은 악마 뿐만 아니라 런던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그리고 유럽 다른 나라에서 거주하는 많은 한국인들이 에딘버러로 모였다. 진짜 에딘버러 시가지는 온통 붉은 물결로 출렁거렸다.
우리나라는 프로팀의 경기는 수원 삼성 블루윙스나 FC서울과 같은 인기 팀들을 제외 하고는 서포터즈 몇몇이 경기장을 방문하고 응원하는 문화이다. 그렇지만 국대경기가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모두가 자기일 마냥 경기장을 찾게 된다. 유럽 어느나라와 다른 우리나라의 축구 문화 이다.
이날 경기전 많은 한국인들은 에딘버러 시가지에서 응원열기를 보였다. 경기장 앞에서 많은 응원가와 ’대한민국’을 외쳤다. 반면 상대편 가나는 거의 관중이 오지 않는 거의 한국의 홈경기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렇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전반전 1:1 후반 2:0으로 한국이 가나에게 패했다. 멀리서 응원온 많은 한국인들은 실망하긴 했지만 경기장 안의 응원은 우리만의 악기와 우리만의 전통 응원가로 대한민국이 하나됨을 느꼈다. 이것이 영국이나 스페인에서 느꼈던 자신의 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축구로 본 한국을 말하자면 열정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스페인과 국민의 성격은 참 비슷하다. 열정적이고, 금방식었다가 금방 끓는 그러한 점은 비슷하다. 그렇지만 아쉬운 점은 다른 나라의 경우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고 자신의 팀들에 대한 꾸준한 응원을 보내 준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에도 이러한 측면은 나타나는 것 같다. 어떠한 일이든지 다같이 애정을 가지고 하다가도 어느새 누군가가 시들해지면 그만두는 그러한 성격. 그리고 뭐든 빨리빨리하자는 특성. 이것이 한국식의 열정이고 문화이다.
유럽의 축구문화 VS 한국의 축구문화
2007년이후 나는 다시 독일 뮌헨으로 갈 기회가 생겨 잠시 머무르게 되었다. 어김없이 바이에른 뮌헨 경기장을 찾았다. 그 곳은 독일 월드컵 개막전이 열렸던 곳으로 지금은 바이에른 뮌헨팀의 홈 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내가 갔던 시기는 시즌이 끊나고 아무런 이벤트도 없던 그런시기였는데 가족단위로 할머니부터 작은 손자와 손녀 들까지도 같이 경기장 방문을 해서 쇼핑도하고 그러는 모습을 보고 신기하기도 하였고, ’한국의 어머니들이 이렇게 까지 하실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한 그것들이 바로 문화인 것 같다.
2002년 월드컵이후 사람들은 끊임없이 말했다. cu@k리그 그렇지만, 지금 현실은 어떠한가? 사실 나는 부산아이콘스라는 팀을 좋아한다. 나의 고향팀이고 젊은 팀이다. 서울에서 이렇게 와서 살기 전까지는 부산대우시절에는 꾸준히 가서 즐기고 응원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다들 자신의 일들에 바빠서 이런 것들을 생활로 여기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다들 축구를 좋아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월드컵때의 그 관심들을 k리그에 옮기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알고보면프리미어리그 보다는 아니지만 J리그보다는 많이 재미있는데 ...^^;
축구라는 주제를 가지고 여행을 하다보면 공통된 주제 속에서 많은 다른 사람들의 삶들을 보고, 생활하는 방식들을 볼수록 참 신기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똑같은 지구 속에서 살아가는데 조금 다른 환경에 산다고 그러한 특징들을 나타낸다니 말이다. 그것들이 문화이라고 말할 수 있고 또한 우리가 여행이라는 것을 하는 이유인 것 같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다.그래서 우린 글로벌해야하고 인터네셔날을 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든다.